저자는 이화여대 명예교수셨던 이근후님입니다. 나이는 90살을 넘으셨고 일제 시대와 6.25 전쟁, 군사정권, 한강의 기적을 모두 겪으신 대단하신 분입니다. 정신과 의사이자 교수로 일하셨었고 등산, 산책을 좋아하시며 네팔에 의료봉사를 많이 다녀오셨습니다. 이 책은 이근후님의 삶의 회고록인데 근후님의 삶을 듣고, 느끼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저는 28살이고 근후님은 90대 초반(?)이라 나이차이는 60살이 넘지만 어떤 구절은 친근한 친구처럼 의지가 되었고, 어떤 구절에서는 따뜻한 아버지처럼 제 삶을 위로해주었습니다. 이 책은 저에게 많은 깨달음과 방향성을 제시해줬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후회를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하고, 스스로와의 약속을 저버리기도 하고, 해야해선 안될말들을 뱉고 후회하죠.
최근에 오타니의 책을 읽다가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은 신경쓰지 않는다는 구절이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의 저자인 근후님도
이와 똑같은 말을 합니다. 누가 뭐라하든, 어떤 삶을 살았든 인생의 주인은 바로 당신이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세상에 나의 인생은 하나입니다.
그래서 지나간 일을 후회하면서 살기보다는 하루하루를 즐겁게 살아가라고 충고합니다.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를 후회해도 바꿀 수 있는 건 없으니깐요. 더욱이 저보다 60년의 세월을 더 경험하신 할아버지가 주는 충고라서 더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사람에게 기대하지 않는다는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에게 기대하지 않는다는건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사람에게 기대하고, 그 기대가 깨지면 서운해하고 실망하는건 자연스러운 일이죠. 하지만 모두가 각자 자유의지가 있습니다.
상대방이 내 기대에 충족하도록 만드는건 상대방으로 하여금 거부감을 불러일으킬수도 있죠. 그리고 때때로 우리는 말을 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상대방이 알아줄 거라고 기대하는데,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다 알거라는 환상적인 기대야말로 갈등의 주범이다.
네 그렇습니다. 사실 어떤 사람이 내 기대를 충족할 거라고 생각하는건 우리의 욕심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아예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기대를 하되 그 기대를 상대방이 충족하지 못할 수 도 있다는 것을 한번 생각해보는게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세상에 나의 생각과 완벽하게 맞는 사람은 없으니깐요.
나이가 들면 사회에서 점점 소외됩니다. 연극의 주연에서 엑스트라로 밀려나는 것이죠. 어떤 사람은 소외되는게 싫어서 욕심을 부리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소외감이라는 늪에 빠지기도 합니다. 저자는 나이가 들수록 입은 무겁게 하고 지갑은 열어라
라고 충고합니다.
나이가 들면 다음 세대가 주인공이므로 자연스러운 순리를 인정하고 그들을 존중해주자는 것이죠. 말이 쉽지 행동하는건 어려울 것 같은데, 그렇게 행동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참으로 대인배스럽지 않나요? 저의 개인적인 경험담으로는 군대에서 병장이 되었을때 상병 후임들에게 주도권이 뺏기는게 싫어서 일부러 후임들을 못살게 굴고, 꼬장(?)을 부리기도 했었습니다. 가야할때를 알지 못하고 개인적인 욕심을 앞세웠던 것이죠. 지금 생각해보면 아쉽습니다. 그때 넓은 아량으로 후임들을 응원했었다면 어땠을까요?
사람은 누구나 외로움을 느낍니다. 우리는 모두 언젠가 혼자 흙으로 돌아갑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마음이 아리고 슬픕니다.
평소엔 연인이나 친구를 만나면서 외로움을 달래지만 혼자있을때면 불쑥 외로움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저자인 근후님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외로워 진다고 합니다. 몸이 안좋아지면서 예전처럼 친구들을 계속 만날수도 없고,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횟수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이죠.
저자는 마음이 편안해지는 장소나 존재도 충분히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
고 말합니다.
최근에 가까운 사람과 헤어져서 그 사람을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공허하고 쓸쓸했는데 이 챕터를 읽으며 위로를 받았습니다. 저는 외롭고 마음이 공허할때는 서점에 와서 책을 읽으면 속이 채워지는 기분이 들어서 좋더라고요. 독자분들은 외로움을 달래는 방법이 있으신가요?
하지만 지나고보니 내 인생은 거대한 우연과 수 많은 인연의 힘으로 여기까지 이끌려왔음을 알겠다.
발길에 치이는 돌조차 인연이라고 합니다.
하물며 우리 주위의 사람들은 얼마나 소중한 인연일까요? 최근에 들었던 생각은 우리는 삶의 불가항력적인 흐름 안에서 살아간다는 것 입니다.
수 많은 회사들 중에서 하나의 회사를 선택하고, 그 회사에서 마침 같은 시기에 들어온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그 관계가 발전되어 다른 관계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이 저의 선택으로 인해서 일어난 일이라기 보다는 운명적으로 일어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이 회사를 선택하지 않았더라면, 만약 대학원을 갔더라면, 만약 하루만 더 늦게 태어났더라면 이 사람들은 제 인생에 존재하지 않을 사람들이였던 것 입니다. 우연적으로 사람들을 만났지만, 그 안에서 어떻게 관계를 발전시키고 가꿔나갈지는 전적으로 나에게 달려있다는 사실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운명처럼 우리의 삶에 들어온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정말 소중한 사람들이고, 이 사람들에게 예의를 지키고, 감사하는 것이 주어진 환경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